3D 프린팅을 하면서 가장 허무한 순간은 장시간의 출력이 끝난 후, 모델 사이사이에 미세한 필라멘트 가닥들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할 때입니다. 이른바 ‘거미줄 현상(Stringing)’은 출력물의 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후가공 시간을 대폭 늘리는 주범입니다.
슬라이싱 기술을 바탕으로, 거미줄 현상의 원인과 리트랙션(Retraction) 설정을 통한 완벽 해결 노하우를 상세 가이드로 정리해 드립니다.
거미줄 현상이 발생하는 3가지 물리적 원인
해결책을 적용하기 전, 왜 거미줄이 생기는지 원인을 파악해야 정확한 처방이 가능합니다.
1. 리트랙션 설정 미비
노즐이 비출력 구간(Travel)을 이동할 때 필라멘트를 충분히 당겨주지 못하거나, 당기는 속도가 너무 느리면 노즐 끝에 맺힌 잔여물이 이동 경로를 따라 실처럼 늘어집니다.
2. 과도하게 높은 노즐 온도
온도가 높을수록 필라멘트의 유동성은 커집니다. 마치 물처럼 묽어진 필라멘트는 노즐 내부의 작은 압력 변화에도 쉽게 흘러나와 거미줄을 만듭니다.
3. 필라멘트의 습기 (가장 흔한 원인)
필라멘트가 수분을 머금으면 노즐 내부에서 수분이 기화하며 미세한 폭발과 압력을 생성합니다. 이 압력은 리트랙션을 해도 필라멘트를 밀어내어 거미줄을 유발합니다. 특히 PETG와 TPU 소재에서 두드러집니다.
설정을 바꿔도 거미줄 현상이 계속된다면 필라멘트 보관법: 습기 제거와 드라이박스 활용 글을 참고하여 재료 상태를 먼저 점거해 보세요.
리트랙션(Retraction) 설정의 골든 세팅
슬라이서(Cura, Bambu Studio, PrusaSlicer 등)에서 조정해야 할 핵심 항목들을 분석합니다.
1. 리트랙션 거리 (Retraction Distance)
필라멘트를 얼마나 뒤로 당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값입니다.
- 직결식(Direct Drive): 0.4mm ~ 1.0mm 사이가 적당합니다. 경로가 짧아 작은 값으로도 즉각적인 압력 해소가 가능합니다.
- 보덴 방식(Bowden): 3.0mm ~ 6.0mm 이상이 필요합니다. 튜브 내의 유격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주의: 너무 길게 설정하면 노즐 내부로 공기가 유입되거나 필라멘트가 식으면서 노즐 막힘(Clogging)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2. 리트랙션 속도 (Retraction Speed)
필라멘트를 얼마나 빠르게 당길 것인가를 결정합니다.
- 보통 30mm/s ~ 45mm/s 사이를 권장합니다.
- 너무 빠르면 필라멘트 표면이 압출 기어에 갈려 가루가 발생하고, 너무 느리면 압력이 해소되기 전에 노즐 이동이 시작됩니다.
3. 이동 속도 (Travel Speed)
노즐이 출력하지 않고 이동하는 속도입니다. 이 속도를 높이면(예: 150~250mm/s) 필라멘트가 흘러나올 물리적 시간을 줄여 거미줄을 획기적으로 억제할 수 있습니다.
거미줄을 잡는 고급 슬라이싱 기술
리트랙션 설정만으로 부족하다면 다음의 기능을 활성화해 보세요.
- 와이핑(Wiping): 외벽 출력을 마친 후 노즐을 모델 안쪽으로 살짝 이동시켜 잔여물을 털어내는 기능입니다.
- 코스팅(Coasting): 출력이 끝나기 직전에 압출을 미리 멈추고 노즐 내 잔여 압력으로 남은 구간을 채우는 방식입니다. (최신 슬라이서에서는 자동화되어 있습니다.)
- Z-Hop 조절: 이동 시 노즐을 들리는 기능이지만, 때로는 노즐 끝의 잔여물이 늘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거미줄이 심하다면 오히려 이 기능을 끄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슬라이서에서 리트랙션 거리와 속도를 칼같이 맞추고 노즐 온도를 낮췄는데도 거미줄이 거미줄처럼 뿜어져 나온다면, 이제는 세팅 값이 아닌 ‘필라멘트의 상태’를 의심해야 합니다. 필라멘트가 수분을 머금으면 노즐 내부에서 수분이 끓어올라 플라스틱을 밀어내기 때문에, 그 어떤 리트랙션 설정으로도 거미줄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인데요. 슬라이서 매뉴얼을 붙잡고 씨름하기 전에 내 필라멘트가 이미 오염된 것은 아닌지 [3D 프린터 여름철 장마비보다 무서운 ‘필라멘트 흡습’: 출력물에서 ‘탁탁’ 소리가 나면 당장 해야 할 일] 가이드 글을 통해 먼저 진단해 보시기 걸 추천합니다.
실전 해결을 위한 4단계 프로세스
- 온도 타워(Temp Tower) 출력: 거미줄이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장 낮은 적정 온도를 찾습니다.
- 리트랙션 타워 테스트: 0.1mm 단위로 거리를 조절하며 최적의 값을 찾습니다.
- 필라멘트 건조: 온도를 낮춰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무조건 필라멘트 습기를 의심하고 4시간 이상 건조해야 합니다.
- 노즐 상태 확인: 노즐 구멍이 마모되어 입구가 넓어졌다면 어떤 설정을 해도 거미줄이 생깁니다. 이 경우 노즐 교체가 답입니다.
정교한 튜닝이 퀄리티를 완성
거미줄 현상은 3D 프린팅의 고질적인 문제 같지만, 원리를 이해하고 단계별로 접근하면 충분히 정복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를 통해 거미줄 없는 매끄러운 출력물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작은 설정의 차이가 여러분의 후가공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입니다.
PETG 소재를 사용하면서 유독 거미줄이 심해졌다면 그것은 소재 특유의 점성 때문입니다. [3D 프린터 ABS vs PETG 필라멘트 완벽 비교: 특징, 출력 난이도, 최적 설정 가이드] 글을 이해하고, 해당 소재에 맞는 전용 리트랙션 값을 설정해야 깔끔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3D 프린팅 거미줄 현상(Stringing) 가이드: 리트랙션 설정으로 해결하기”에 대한 5개의 생각